Wednesday 21 Nov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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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 13 days ago

공시생 은 정말 lt;br gt;열심히 살지 않았을까


최근 한 스타 강사가 9급 공무원 준비생들을 향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열심히 살지 않은 것 이라고 비난했다. 정말 그들은 열심히 살지 않았을까? 이 말이 맞는지 따져보려면, 현재 젊은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취업시장의 현실을 살펴봐야 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지난 7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대 취업준비생과 직장인 중 32.9%가 공무원시험 준비 경험이 있다. 이들은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일하거나(78.2%) 노후연금을 받기 위해서(41.5%) 또는 일반 기업에 비해 복지제도나 근무환경이 좋아보여서(40.9%) 공시생 이 됐다고 답했다. 공무원 시험이 원하는 복지, 근무 환경 을 보장받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 여겼다는 뜻이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선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수십 대 일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조차 이직을 하거나 퇴직을 거듭하는 한국의 근로 현실을.

젊은 것 들은 왜 1년 만에 그만두나

통계청이 만 15세부터 34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5월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어렵게 들어간 첫 직장에서 현재까지 계속 근무하는 직장인은 37.2%뿐이었다. 평균 근속 기간도 고작 1년 2개월이었다.

첫 직장을 그만둔 이들이 가장 많이 퇴직 사유로 꼽은 것은 보수, 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51.0%) 이다. 당장 일자리는 구했지만 근무 환경 등 일자리의 질 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이직과 퇴직을 거듭한다는 얘기다. 자연스레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 몰려가는 현실과 맞물린다. 일반적인 취업으로는 일자리의 질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남 얘기가 아니다. 나만 해도 첫 직장을 3개월, 두 번째 회사를 7개월 다녔다. 두 곳에서 근무한 기간을 합쳐도 1년이 안 된다.

7개월을 다닌 곳에서 회사 사장의 부인인 회계 담당자가 2주간 유럽 여행을 다녀왔던 적이 있다. 여행이 매우 인상 깊었는지, 그녀는 며칠간 내게 여행은 젊을 때 많이 다녀야 돼. 다 늙어서 여행하려니까 힘이 들더라. 그런 말이 있잖아? 여행은 다리가 아니라 가슴이 떨릴 때 가야 한다 고. 젊을 때 빨리 많이 다녀 라고 거듭 말했다. 내 일이 아닌 각종 잡무를 내게 떠넘기고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내게 주어진 연차나 월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내 인생 첫 직장은 더 했다. 여기는 한 스타트업 회사였는데 주말 중 하루밖에 쉴 수 없었다. 일정한 퇴근 시간도 보장받지 못해 퇴근하면 취침시간이 되어있기 일쑤였다. 반면 1분이라도 지각하면 지각비를 걷어갔다. 여기서 계속 일을 하면 내 청춘이 갈리는 느낌이었다. 더는 할 수 없었다.

직장을 바꿔도, 나는 계속해서 200만 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았다. 세금을 빼고 월세와 생활비를 제외하고 나면 겨우 마이너스만 면할 수 있던 수준이었다. 그런 내게 사장은 요즘 애들은 힘든 일도 안 하려 하고, 진득하게 한 곳에서 경력을 쌓으려는 노력을 안 한다. 그러면서 실업률이 높니, 일자리가 없니 불평만 한다 고 말했다.

그는 편집과 글 작성 등이 주 업무인 사무직들에게 코딩을 배워서 해보라는 무리한 주문을 했다. 또 청소를 외주업체가 아닌 직원들에게 시킨다거나, 외근을 보내며 교통비는 본인이 부담하게 한다거나, 정해진 출퇴근 시간에 딱 맞춰 근무하면 눈치를 주고 훈계하는 부당한 꼰대 짓도 했다. 그러면서도 신입들이 버티지 못하고 줄줄이 떠나는 것을 그들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일자리의 질이나 업무 강도와는 상관없이 일을 하고, 돈을 버는 게 더 중요했던, 배고픈 세대였다. 젊음을 소모하면서도 그게 다 사서 하는 고생이라 여겼을 세대였다.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안다. 존경해마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한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세상이 변했는데도 잘못된 구습을 또 다시 계승해야 할 이유는 없다.

청년들이 회사를 떠나고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이유는 여기서 나온다. 지나치게 일에 치중해 젊음을 소모하는 것을 당연시하던 사회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개개인이 행복을 추구하고 젊음을 누릴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자는 게 현 2030세대들이다. 수많은 회사의 현실은 아직 여기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공시생 은 젊음을 소모당하지 않으려는 청년들의 마지막 발악인 셈이다. 청년들이 젊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공시생은 청년들의 마지막 발악

그래서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이 다소 아쉽다. 절대적으로 일할 자리 가 늘어야한다는 것도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재정을 투입해 청년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규모를 늘리는 식으로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사회적으로 성공을 이룬 중년 이상의 사람들은 늘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건 바로 여러분의 젊음 이라고 말한다. 현실은 이 말을 우습게 만든다.

극악한 고용시장을 거치고 친구들과 고민을 공유하며 느꼈다. 타인의 젊음에 대해, 젊다는 이유만으로 얼마든 소모되어도 된다고 여기는 이들은 곳곳에 넘쳐난다. 그들의 젊음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 는 말은 얼마나 폭력적인가.

젊음이 좋은 것은, 젊어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다. 생애 동안 가장 튼튼한 체력을 가지고 있을 시간이라 이곳저곳 누비며 여행을 다닐 수 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친구들과 밤을 새워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 수많은 청사진을 그려보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과 알아가고, 수많은 사랑과 이별을 겪어보는 등 여러 가능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많은 젊음이 좋은 이유들은 대개 여윳돈과 시간이 없으면 누릴 수 없다. 뼈아픈 현실이다.

내가 근무했던 구로디지털단지역에는 수많은 회사들이 모여 있는데 저녁 8시, 9시가 훌쩍 넘어도 불빛이 환해서 야경이 아름다웠다. 그 불빛 아래에서 젊음을 소모당하고 있는 이들이 오늘도 얼마나 많이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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