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1 Nov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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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 13 days ago

아빠의 호소 중증 장애아들 골든타임 놓쳐선 안돼

집안에 중증환자가 발생하면 온 가족이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가족들은 때로 생업을 포기하고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환자를 돌봐야 한다. 환자 가족들의 손을 잡아줘야 하는 것은 결국 국가일 수밖에 없다.

지난 5일과 6일 내포신도시 충남교육청 1층 로비에서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프랑스 자수전시회 겸 바자회다. 이날 바자회에서 나온 수익금은 오는 2021년 대전에 설립 예정인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건립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어린이재활병원은 재활 치료가 필요한 중증 장애아들을 위한 전문병원이다.

바자회에는 대전에서 온 김동석(46) 사단법인 토탁토닥 이사장도 함께했다. 사실 김 이사장은 건우아빠 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아들 건우는 2살 때 사고로 뇌손상을 입고 중증장애아가 되었다. 김 이사장은 지금도 건우 이야기가 나오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토닥토닥은 지난 2013년 대전에 살고 있는 장애아 가족들이 모여 꾸린 단체이다. 대전에 어린이 재활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시민 모임 형태로 출발한 것이다. 토닥토닥은 지난 2015년 사단법인으로 전환됐다.

지역 정치인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지난 2016년 9월 박범계 국회의원(대전 서을)이 지방어린이재활병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 이른바 건우법 을 대표 발의했다. 대전에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설립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병원은 오는 2021년 설립될 예정이다.

하지만 중중장애아를 돌보는 가족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많다. 건우아빠 김동석 이사장은 2016년까지 일(재활병원 설립 관련 일)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있다 고 말했다. 지난 6일 충남교육청에서 건우아빠 김동석 이사장을 만났다.

-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
프랑스 자수 동호회 분들이 초대해 주셔서 오게 되었다. 전국에 있는 프랑스 자수 동호회 회원들이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준비를 해서 마련한 자리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다. 나와 같은 중증장애아 가족 입장에서는 상당히 힘이 되고, 고마운 일이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의 출발도 시민에서 시작됐다. 지금처럼 시민들의 마음이 모이면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하는데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건우는 2살 때 사고로 인한 뇌손상으로 9년째 병원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건우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대전의 한 요양병원에 있는 소아낮병동에 다니고 있다. 아침에 병원에 갔다가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다. 올해 열 한 살인 건우는 학교를 다녀야 할 나이다. 요즘 건우는 하루에 30분 정도 수업을 받고 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생까지의 아이들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사실 대전의 경우 소아낮병동에 병원 파견학급이 거의 없다. 어린이재활병원이 건립되어서 아이들이 치료도 받고 제대로 된 교육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교육을 받아야 사회에 나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재활이 아닐까 싶다.

중증장애아들에게 병원은 삶, 그 자체

- 건우와 같은 아이들에게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어떤 의미인가.
병원은 건우의 삶 차체이다. 건우 같은 아이들은 치료를 중단할 수가 없다. 치료를 받는 것은 생을 이어가는 일이다. 생명유지를 위해서는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런 아이에게 제대로 된 병원도 허락되지 않는 현실이 아쉽다. 비록 병원에 있더라도 건우가 좀 더 많이 웃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병원 진료와 교육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 지난해 7월, 청와대 앞에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조속한 건립을 촉구하며 1004배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1004배는 어른들이 중증장애아동들에게 천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진행했다. 당시 보건복지부가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사업에 대한 공고를 냈다. 그 내용을 보고 너무 놀랐다. 공공성도 없고, 설립목적에서 벗어난 추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민간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장애아들은 집중 재활 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이다. 하지만 병원 모델 자체가 일반 병원의 외래 중심 모델과 비슷했다. 집중 재활치료가 어려운 형태인 것이다.

입원 병상 또한 권역 병원이라기보다는 동네 병원 수준이었다. 병상도 의료법상의 최소 병상인 30개 수준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국가에서는 운영비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였다.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위탁을 하는 형태였다. 운영비 없이 민간 위탁을 하게 될 경우 과연 공공의료재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중중장애아들에게는 놓쳐선 안되는 골든타임이 있다


-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이 대전으로 확정되었는데, 현재 규모로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수요 예측 자체에 문제가 있다. 충남권은 대략 67병상 정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전은 60병상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여기서 실제 입원 병상은 30개뿐이다. 나머지는 낮에 내원해 치료를 받는 소아낮병동이다. 2016년 용역 자료에 따르면,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할 아동 환자 중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비율이 4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일반 병원에서 만 13세 이상의 중중장애아들을 잘 받지 않고 있다. 수많은 중증장애아들이 방치되다가 죽어가고 있다. 그나마 대전은 형편이 나은 편이다. 충남권이 더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충남 서북부지역인 서산, 태안, 홍성은 지역 내에 전문재활 치료 기관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전혀 조사하지 않고 수요 예측을 한 것도 문제다.

- 어린이재활병원은 현재 서울 마포구에 넥슨 어린이재활전문병원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재활병원이 얼마나 더 필요한 실정인가.
전 지역의 수요 실태부터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 중증 장애아들에게는 중요한 시기가 있다. 장애 진단을 받기 전후, 즉 장애 초기가 골든타임이다. 이 시기에 제대로 된 재활 치료를 받을 경우 효과가 크다. 골든타임을 잘 보내면 이후에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가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이런 상황에 조기 개입할 수 있는 지역 병원이 단 하나도 없다.

중증장애아들이 장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병원은 도와 광역시에는 최소한 1개씩은 확보해야 한다. 그런 이후에 민간 병원이나 보건소와의 연계를 고려해야 한다. 일본은 어린이재활병원이 200개가 넘는다. 운영비를 국가나 지자체에서 부담한다. 일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 얼마 전 충남 홍성의료원의 재활병동이 간호인력 부족으로 폐쇄됐다. 이런 병동을 어린이재활병동으로 병행 사용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충남권 어린이재활병원은 대전에 설립된다. 서산, 홍성 등 충남 서북부에서는 거리가 너무 멀다. 홍성의료원 재활센터를 되살려서 서북부 장애아동들의 재활 치료를 한다면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건축비나 설립비가 추가로 들어가지 않는 장점도 있을 것 같다.

- 현재 중증 환자들은 6개월에 한번씩 병원을 옮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생기면 지금처럼 자주 옮기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의료 수가 문제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논의는 필요하다고 본다. 중중장애아들은 퇴원한다고 해서 완치가 되는 것이 아니다. 또, 중증장애아들은 병세의 호전만을 목적으로 재활치료를 하는 것도 아니다. 이 아이들은 치료를 받지 않으면 당장 생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이 아이들의 입원 기간은 의학적 소견이나 부모의 의견 등을 고려해 입원 기간을 결정하는 필요할 것 같다.

웃음을 잃지 않는 건우가 고맙다

- 건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아빠를 보고 웃어주는 것만도 고맙다. 건우는 사실 웃는 것조차 힘든 아이다. 10분에 한 번씩 썩션(흡입, 가래뽑기)을 해야 한다. 그때마다 아이가 자지러진다. 일반인들은 먹는 것도 즐거움인데 건우는 그럴 수 없다. 지난 9년간 학교도 못 가고 병원을 떠돌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건우는 특별하게 뭘 하지 않아도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과 눈을 마주치는 것을 좋아한다.

- 정부에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하는 것은 그동안 가라앉았던 생명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 일이다. 허울뿐인 공공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제대로 지어졌으면 좋겠다. 시민들이 나서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제 정부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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