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13 Nov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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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 5 days ago

직장 내 성추행으로 공황발작...산재 아니냐


2011년 4월 성균관대학교 디자인 사이언스 연구원 동료들과 함께 MT를 갔다. 술자리가 길어지자 남정숙 전 성대 교수는 다른 방으로 가 잠을 청했다. 남 전 교수가 자고 있던 방에 누군가 들어왔다. 당시 성균관대 디자인사이언스 연구원 원장이었던 이아무개 교수였다.

그가 이불 안으로 들어왔다. 몸을 밀착시켰다. 그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 왜 이러세요 라는 말밖에 안 나왔다. 남 전 교수는 나중에서야 왜 그랬냐고 항의를 하니, 남동생 같아서 그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라고 했다. 3년 뒤인 2014년 4월 문화융합대학원 MT에서도 이 교수는 남 전 교수의 목덜미와 어깨 등을 주물렀다. 오늘은 남 선생님과 잘 거니까 우리 둘이 잘 방을 따로 잡아놔라 라고도 말했다. (관련 기사 : 성추행 당한 여성 교수는 왜 대학을 나와야 했나)

당시 남 전 교수는 성균관대 문화융합대학원의 비정규직 교원인 대우 전임교수였고, 이 교수는 대학원 원장이었다. 2015년까지 이 일을 공론화하고 이 교수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때까지, 남 전 교수는 그저 입을 닫고 살았다.

하지만 그의 몸은 티를 냈다. 처음으로 위염 증세를 앓았다. 너무 아파 데굴데굴 구를 정도였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가슴 압박을 느끼기도 했다. 몸이 조여 오는 느낌도 들었다. 너무 이상했다. 내과에 갔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다.

차마 정신과에 갈 생각은 못 했다. 지난 2월 피해 사실을 공개해 첫 대학 미투 가 되고, 한 달 뒤 전국미투생존자연대(이하 미투연대)를 출범했다. 그제야 그는 처음으로 정신과를 찾았고,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남 전 교수는 8일 lt;오마이뉴스 gt;와 한 통화에서 (의사가) 그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심하다고 했다 라며 공황장애와 우울증이라는 판정이 나왔다. 심각한 수준이었지만 왜 아픈지도 모르고 살았던 것 이라고 밝혔다.

재판을 다니던 지난 5월에는 갑자기 의식을 잃기도 했다. 남 전 교수는 도로를 걷고 있었는데 눈 앞이 하얗게 되면서 의식이 사라졌다 라며 인대가 늘어나는 등 전치 6개월 나왔다 라고 했다. 그는 재판을 다니다보면 그 사건을 계속 떠올리고 이야기하게 된다 라며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는 것이다 라고 했다.

직장 내 성폭력, 국가와 조직이 예방 못해

이제는 미투연대 대표가 된 남정숙 전 교수는 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서를 제출했다.

제출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직장 내에서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당하면 처리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대부분 당사자들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 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개인적일 일로 치부되기 십상 이라며 일하다가 일어났고, 국가와 조직이 예방하지 못했으니 국가와 조직이 책임져야 하는 산재 라고 말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최주영 변호사도 가해자로부터 업무 중 지속적으로 이어진 성폭력과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학이 가했던 2차 가해는 남 전 교수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악화시켰다 라며 명백한 산재라고 주장했다.

직장 내 지위나 업무와 관련해 피해가 발생했다면, 직장 내 성폭력도 산업재해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성폭력 피해를 산재로 인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상 정신질환 인정기준 을 근거로 산재 여부를 판정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직장 내 성폭력 피해가 산재로 승인 받은 사례도 2016년에는 8건, 2017년에는 10건밖에 안 된다. 이에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6월 직장 내 성폭력을 업무상 재해 유형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최주영 변호사는 관련 기준이 없어 정신질환 기준을 사용하다보니 인정되는 비율이 낮다 라며 피해자들이 산재라는 생각을 못 한다 라고 말했다.

남 전 교수는 이번 산재 신청으로 미투 운동이 2단계에 접어들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산재를 신청한다고 해서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라며 산재 인정을 받는게 목표다 라고 했다. 또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고 산재를 신청하기까지의 과정을 남겨, 하나의 모델이 되고 싶다 라며 그래야 더 많은 이들이 산재를 신청할 수 있고 국가와 조직도 책임을 질 것이라고 본다 라고 했다.

미투연대도 이날 입장문을 내 대학 내 성폭력 피해자는 대부분 학부생, 대학원생, 연구자, 강사, 연구원, 비정규직 교수들이다 라며 가해자들은 이들의 불안한 신분을 이용해 생사여탈권을 쥐고 1차, 2, 3차 폭력까지 휘두른다 라고 했다.

이어 학내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기준이 되는 내규도 없고 내규가 있어도 모범적으로 해결된 사례는 드물다 라며 피해자는 위축돼 숨게 돼고 가해자들의 카르텔은 더 공고해진다 라고 했다. 미투연대는 성폭력 피해 교수도 노동자이다 라며 남 전 교수 사례가 노동현장에서 일어난 재해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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