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1 Nov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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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 13 days ago

제주의 자연과 역사가 빚은 전통주 고소리술


음식이 추억 이라면 술은 역사 다.

오메기술 과 고소리술 은 제주를 대표하는 전통주다. 오메기 는 좁쌀이고, 고소리 는 소줏고리(양조주를 증류시켜 소주를 만들 때 쓰는 옹기)를 뜻한다. 지금은 귀하지만, 오래 전에는 집집마다 고소리 하나씩은 갖고 있으면서 술을 빚는 게 제주의 흔한 풍경이었다고 한다.

오메기술은 좁쌀과 보리쌀에 누룩을 섞어 빚은 발효주이고, 고소리술은 오메기술을 고소리로 내려 증류한 술이다. 술을 빚는 단계가 덜하고 더하고의 차이일 뿐, 두 술 모두 좁쌀·보리쌀·누룩·물 로 빚는다. 조와 보리의 비율은 반반.

제주는 추자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화산회토(火山灰土) 토양이다. 물이 고이지 않고 쉽게 빠져나가 논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런 탓에 제주에서 생산되는 쌀은 대부분 밭농사로 지은 산듸(밭벼) 다. 자연환경 때문에 오랫동안 제주의 주식은 보리쌀이나 좁쌀 등 밭농사로 재배한 농작물이었다.

이처럼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은 술을 빚는 곡식과 용기에서부터 제주의 역사와 오랫동안 맞닿아 있었다. 고소리술은 한때 개성소주, 안동소주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소주로 손꼽혔다. 그러한 역사와 전통을 인정받아 고소리술은 1995년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찾아가는 양조장 에 선정된 제주샘주와 고소리술 익는 집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빚는 대표적인 양조장은 제주샘주 와 제주 고소리술 익는 집 두 곳이다. 제주샘주(대산영농조합, 대표 김숙희)는 지난 2014년, 제주 고소리술 익는 집(대표 김희숙)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선정한 찾아가는 양조장 에 선정됐다. 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800여 곳의 양조장 가운데 찾아가는 양조장 에 이름을 올린 술도가는 34곳이다. 그만큼 까다롭다. 제주샘주의 오메기술은 올해 청와대 추석 선물로 뽑혀 화제가 됐다.

지난 9월 15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중산간 성읍 민속마을 안에 위치한 제주 고소리술 익는 집을 찾아갔다. 집 앞 안내판에 쓰여진 모든 과정을 손으로 빚은 제주의 전통 민속주 ,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11호 고소리술(탐라전래 古酒) 이라는 문구가 먼저 눈에 띄었다.

발효주는 약 4000년, 증류식 소주는 1000년이 채 안 되는 역사를 가졌다. 우리나라는 12세기 말~13세기 초에 증류주 기법을 알게 됐다. 몽고군이 제주에 주둔할 때 징기스칸 군사들이 페르시아 지역을 정벌하면서 습득해온 증류주 기법을 다시 전수받았다. 그때부터 제주는 좁쌀로 빚은 증류주 고소리술 의 본고장이 됐다.

제주 고소리술 익는 집 김희숙 대표의 설명이다. 이 곳에서는 3대가 전통 방식으로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빚고 있다. 고소리술(1990년, 제주 무형무화재 제3호), 오메기술(1995년 제주 무형문화재 제11호) 초대 기능보유자인 김을정(93) 할머니에 이어 며느리인 김희숙(59)씨가 고소리술 교육전수 조교로 명백을 잇고 있다. 김 할머니의 손자인 강한샘(30)씨는 고소리술 전수생이다. 몇 년 전만해도 김을정 할머니가 직접 술을 빚었는데 최근에는 며느리와 손자가 빚고 있다.

제주 고소리술의 특징은 맛이 깊고 방순하며 순한 듯하면서도 은근하게 올라오는 취기로 인해 술을 마시는 흥취가 있으며, 숙취가 없이 빨리 깨고 뒤끝이 깨끗해 방순취흥(芳醇醉興) 이라고도 불린다. ( lt;제민일보 gt;, 2016년 6월 23일)

전통 방식으로 빚는 고소리술 1년 생산량은 약 4.8톤

탐라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고소리술을 전통 방식으로 빚는 과정은 까다롭고 손길이 많이 간다. 우선 좁쌀과 보리쌀을 혼합해 오메기 떡을 만든다. 가운데에 구멍난 게 영락없는 도넛 모양이라 구멍 떡 이라고도 부른다. 그 다음에는 물에 익힌 오메기 떡과 재래 누룩을 섞어 발효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메기술을 무쇠솥 위에 얹은 소줏고리 고소리 에 넣은 뒤 불을 지핀다.

데워진 고소리 안에서 알코올이 증기로 변하고 이슬로 맺히면서, 코끼리 코 모양의 고소리 코로 술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걸 모은 게 고소리술 이다. 간단해보이지만, 불 조절이 까다롭단다. 김희숙 대표는 술이 78도에도 기체로 변하는데, 눈에 잘 안 보이는 파란색 불이 술에 옮겨붙으면 술을 망치게 되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고 고소리 앞을 지켜야 한다 고 말한다.

고소리술을 내릴 때는 고소리 머리 부분에 우묵하게 들어간 부분인 장탱이 에 찬물을 부어준다. 그러면 고소리 안은 뜨겁고, 밖은 차가워 온도 차 때문에 증류된 술이 밖으로 배출된다. 초반에는 중불, 나중에는 약불로 1시간 가량 술을 내린다고 한다. 고소리 지름은 25cm와 45cm 두 가지가 있는데, 고소리 술익는 집에는 10개의 고소리가 있다. 이 가운데 5개로 술을 내린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이러한 전통 고소리를 만드는 도공이 사라져 더이상 구하기가 어렵단다.

처음 내린 술은 성깔을 있는 대로 다 드러내 독하면서 맛이 거칠고 맵다. 시간이 맛을 다스려 살려낸다. 항아리에 담아 1년 이상 숙성해야 한다. 오래 묵을수록 맛이 순하고 깊어진다. 숙성한 고소리술(40도)을 조금 입에 물고 있으면 단맛이 혀에 깔리면서, 증류 전 오메기술의 특성인 감칠맛과 구수함이 주변을 맴돈다. 그 위로 물이 출렁이며 물방울이 튀듯 다채로운 맛과 향이 펼쳐진다. 도수가 주는 압박보다 맛은 순하고 부드럽다. ( lt;중앙선데이 gt; 이택희의 맛따라기 , 2018년 11월 3일)

이렇게 제주 고소리술 익는 집 에서 전통 방식으로 빚는 고소리술 1년 생산량은 4.8톤 안팎이다. 김희숙 대표는 돈이 되는 일이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는 게 힘들었다 고 토로한다.

장작불을 지펴 내리던 술을 가스불로 대체한 것 말고는 변한 게 없단다.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손으로 빚는 술에 대한 자부심으로 버텨낸 세월이었다. 김 대표의 아들 내외인 강한샘, 김소연 부부가 할머니와 어머니의 뒤를 따라가고 있으니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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