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19 Dec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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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b.co.kr - 1 month ago

“아코디언 만난 건 운명… 오래 함께 했으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스포츠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로제 아코디언 앙상블’ 단원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포르투갈 주재 한국대사관 초청 공연을 앞두고 매일 연습, 또 연습이었지만 지친 기색은 없었다. 김종숙(53)씨는 “이렇게 큰 무대에 서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아코디언을 배우면서 삶도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로제 아코디언 앙상블’은 평범한 주부들로 구성된 여성 5인조 아코디언 연주단이다. 단장 고숙희(61)씨가 가르치는 소규모 레슨 모임에서 출발했다. 주로 병원이나 노인정에 연주 봉사를 다녔는데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초 포르투갈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초청을 받았다. 18일 리스본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고 19일에는 대사관 주최 ‘해군 이순신함 선상 개막공연’의 오프닝을 연다. 20일에는 알마다 시립극장 무대에 선다. 아마추어 연주단으로선 선물처럼 찾아온 기회다.

피아노 교실 선생님이었던 단장 고씨는 연주 봉사를 위해 10여년 전 아코디언을 시작했다. 어디서든 쉽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를 찾다가 초등학생 시절 밴드부에서 접했던 아코디언이 떠올랐다. 고씨는 “아코디언은 장소에 상관없이 연주할 수 있고 한 사람도 오케스트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두세 명이 연주하는 느낌은 또 달라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함께 연주 봉사를 다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녀가 크고, 갱년기가 찾아오고, 몸이 조금씩 말을 듣지 않는 나이에 접한 아코디언 연주는 단원들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 2년째 아코디언을 배우고 있는 김희경(53)씨는 “유튜브에서 단장님의 연주 영상을 우연히 봤는데 아코디언 소리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배우고 싶어 무작정 찾아갔다”고 말했다. 피아노 전공자인 장원숙(63)씨는 “아코디언 덕분에 활기와 건강을 되찾았다. 음색의 매력이 굉장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씨에게 아코디언을 배우는 사람은 11명이다. 대부분 50대 이상이다. 김종숙씨는 “이 나이대가 아코디언의 감성을 알게 되는 시기 같다”고 했다. 그는 “저도 처음엔 ‘나이든 사람이 연주하는 악기’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며 “막상 연주해보니 듣는 것보다 하는 게 더 좋았다. 품에 안고 연주하기 때문에 소리의 울림이 가슴으로 전달되는 게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트로트, 가요, 민요, 클래식 등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아코디언을 만나면 흥이 넘친다. 고씨는 “보통 어르신을 상대로 공연하는데 관객들의 호응이 대단하다. 노래하거나 춤추는 건 예삿일”이라고 했다. 관객과 호흡하고 리듬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악보를 완전히 외우고 무대에 서는 것이 ‘로제 아코디언 앙상블’의 원칙이다.

연주법을 익히는 것도 쉽지 않지만 10㎏에 이르는 아코디언의 무게를 견디려면 체력이 필수다. 단원들은 무엇보다 건강하게 오래 연주를 즐기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김희경씨는 “아코디언을 만난 게 운명 같다”며 “앞으로도 이 친구(아코디언)와 오래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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