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12 Dec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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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b.co.kr - 28 days ago

[미션 피플] 22년간 부산을 거점으로 사역한 세실리 모어 선교사


지난달 21일 부산 동구 초량동 삼일교회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상규 고신대 명예교수가 주축이 돼 준비한 ‘모신희 선교사 환영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세실리 모어(Cecily Moar)라는 영어 이름보다 한국명 모신희로 더 친숙한 독신의 호주 여선교사. 참석자들은 그와의 추억을 담은 문집 ‘사랑해요, 세실리’를 만들어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모어 선교사의 품에 안겼다.

이를 위해 한국을 찾은 모어 선교사를 출국 전날인 지난달 28일 서울 한 호텔에서 만났다. 우리말로 인사하는 그에게 “한국말을 잘하시네요”라고 하자 “하하, 나 경상도 사람입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서울에서는 나한테 부산사투리 쓴다고 해요. 경상도 사람들은 나더러 서울말 한다고 하지요. 2년 동안 서울에서 표준말 배우고 갔으니까요.”

그는 1974년 OMF 파송으로 한국에 왔다. “열 살 때 교회에서 호주장로교 선교회에 대해 배우면서 부산 일신산부인과(현 일신기독병원)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어요.”

간호학교와 신학교를 졸업한 뒤 서른 살 되던 해 한국 땅을 밟았다. 2년간 서울에서 한국어부터 공부했다. 76년 부산에 내려와 본격적인 선교를 시작했다. 80년부터 10년간 삼일교회에서 협동선교사로 대학부를 섬겼다. 교회 근처 덕림아파트에서 청년여성들과 함께 살았다. 소그룹 성경공부를 찾아보기 어렵던 시절, 성서유니온(SU) 권춘자 간사와 함께 성경공부모임을 이끌었다.

“한국교육 시스템이 외우기 중심이라 청년들이 물어보고 답하는 걸 어려워했어요. 성경 읽고 베드로가 이렇게 했는데 여기서 우리가 뭘 배울 수 있을까 늘 물어봤지요. 그 과정에서 하나님 만난 사람들 많이 있었어요.” 1주일에 13차례 성경모임을 인도했다.

삼일교회 대학부 교역자로 만났던 이상규 교수와의 인연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교육위원회에서 90년부터 6년간 협력선교사도 지냈다. 99년 총회교육원이 말씀묵상집 ‘복있는 사람’을 발간하는 데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겼지만 96년 갑작스레 골수암이 발병해 호주로 돌아가야 했다. 건강보험 문제 등으로 한국에선 치료가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의사가 5년 남았다고 했어요. 많이 걱정했는데 시편 63편 3절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는 말씀 읽으며 깨달았어요. 지금 내가 예수님과 함께 있고 하늘나라에 가서 예수님과 영원히 있을 거니까, 몸이 아니라 영생이 중요하구나. 난 때로 걱정 많은 사람인데 말씀으로 편안함을 주시는 것 보고, 고치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몸 염려하지 않아요. 하나님이 다 알아서 하실 테니까요.”

2000년 잠시 한국에 돌아와 머물 방법을 찾았지만 치료와 병행하는 게 쉽지 않아 호주로 돌아갔다. 친구들을 보기 위해 2003년, 2008년 한국을 찾은 뒤 오지 못했다. 호주 브리즈번에 살면서 한국인과 성경공부를 하고 한인교회를 섬겼다. 2011년 은퇴한 뒤 지금도 일주일에 세 번씩 성경공부 모임을 인도하는데 그 중 한국인 모임만 2개다.

한국에서 모어 선교사를 통해 주님을 만나고, 예수의 사랑을 배웠던 이들은 그를 많이 그리워했다. 다우치과 신금봉 원장이 초청 경비를 부담하면서 환영회가 성사됐고, 다함께 문집을 만들며 모어 선교사가 남긴 열매를 기록으로 남겼다. 책에는 모씨 종친회에서 연락을 받곤 “나는 ‘호주 모씨’”라고 소개했다는 일화, 어묵을 넣은 카레를 만들어 먹이며 청년들과 성경공부한 추억 등 그의 한국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사연이 가득하다.

모어 선교사는 “내가 사랑을 줬다고 하지만 내가 친구들에게 받은 사랑이 더 많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만난 옛날 친구들이 지금도 열심히 교회 나가고 봉사하고 있어 기뻤다”며 “그들을 위해 기도해 왔지만 앞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위한 기도를 더 해야겠다”며 활짝 웃었다.

평생 성경 읽고 묵상하며 살아온 그에게 가장 소중한 구절을 물었다. 그는 예레미야 애가 3장 22∼23절을 우리말로 암송한 뒤 “내 삶을 돌아보면 말씀을 통해, 사람들을 통해 경험한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가장 크게 남는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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