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10 Dec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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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b.co.kr - 21 days ago

“사법농단 판사 탄핵해야”… 스스로 칼 빼든 법관들


전국법관대표회의가 19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판사들에 대해 “탄핵소추 절차까지 검토돼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법관들이 같은 법관을 향해 탄핵을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초부터 불거진 사법농단 의혹의 또 다른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법관대표회의는 이날 경기도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2차 정기회의를 열고 ‘재판독립 침해 등 행위에 대한 우리 의견’을 결의했다. 법관대표회의는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특정 재판에 관해 정부 관계자와 재판 진행 방향을 논의하고 의견서 작성 등 자문을 해준 행위나 일선 재판부에 연락해 특정한 내용과 방향의 판결을 요구하고 재판 절차 진행에 관해 의견을 제시한 행위가 징계 절차 외에 탄핵소추 절차까지 함께 검토돼야 할 중대한 헌법 위반행위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재적인원 119명 중 105명이 투표, 과반수가 찬성해 결의문은 가결됐다.

결의문은 20일 전자공문 형식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전달된다. 다만 결의문을 국회에 직접 전달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법관대표회의 관계자는 “법관대표회의는 기본적으로 자문기구”라며 “제3의 기관인 국회에 의결사항을 전달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 대법원장도 관련해 조만간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1시부터 대표 법관들은 3시간여에 걸쳐 격론을 벌였다. 탄핵을 찬성하는 법관들은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법원이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탄핵소추를 촉구하지 않는 것이 법관대표회의의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탄핵 절차를 통해 법관에 의해 자행된 반(反)헌법적 행위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탄핵 반대 의견을 낸 법관들은 ‘탄핵소추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는 것은 옳지 않다’ ‘탄핵은 국회의 의무여서 법관대표회의가 탄핵을 촉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법원 내부에서 탄핵 움직임이 시작된 것은 지난 9일 대구지법 안동지원 판사 6명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다. 이들은 대구지법 대표법관 3명에게 법관 탄핵안을 발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사흘 뒤 서울중앙지법 등 대표법관 12명이 잇따라 뜻을 같이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결국 대표법관 12명이 현장에서 발의해 정식 안건으로 채택됐다.

사법부 역사상 법관을 탄핵시킨 경험은 없다. 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1985년 국회가 고(故) 유태흥 전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으나 부결됐고, 2009년 촛불집회 사건 재판에 개입한 신영철 전 대법관에 대한 탄핵안도 시한을 넘겨 자동 폐기됐다.

법원 내부에서 법관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전례도 없다. 과거 사법파동 당시 진상규명 등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법관들 스스로 탄핵을 촉구한 적은 없다. 법관대표회의가 연루 판사들에 대해 헌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뜻을 모은 만큼 국회의 탄핵 움직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같은 날 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단(단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박 전 대법관을 소환해 재판개입·법관사찰 등 혐의(직권남용 등)를 집중 추궁했다.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전직 대법관을 공개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법관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이번 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스럽다”면서도 “법관으로 평생 봉직하는 동안 최선을 다했고 법원행정처장으로 있을 때도 사심 없이 일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박 전 처장에 대한 조사 이후 이르면 이달 말 고영한 전 행정처장, 다음달 초 양 전 대법원장을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가현 구자창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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