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16 December 2018
Home      All news      Contact us      English
kmib.co.kr - 26 days ago

단속 비웃듯… 유희놀이처럼 ‘몰카물 유포’




경찰이 ‘불법촬영 특별단속 100일 성과’를 발표한 당일, 이를 비웃듯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 회원들은 ‘여친 몰카(몰래카메라) 인증’ 릴레이를 펼쳤다. 불법촬영물 피해자는 평생을 고통 받지만 가해자는 몰카 촬영·유포를 여전히 유희 정도로 여긴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불법 촬영범 처벌이 부실한 것을 문제 원인으로 꼽았다.

경찰청은 사이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일베에 올라온 불법촬영물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9일 새벽부터 일베에는 여성의 얼굴이나 특정 신체부위가 노출된 사진이 수십 건 올라왔다. 사이트 회원들은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인증한다’며 경쟁적으로 게임을 즐기듯 불법촬영물을 올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날은 경찰청이 혜화역 집회로 불법촬영 문제가 불거진 이후 펼친 ‘사이버 성폭력 사범 100일 특별단속 을 마무리하겠다고 한 날이었다. 경찰은 불법촬영 게시자 등 3660명을 검거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전문가들은 불법 촬영범이 검거돼도 처벌이 약하다보니 경각심이 부족해 벌어진 상황이라고 봤다. 불법촬영 범죄는 검찰 기소까지 가는 경우가 적을뿐더러 재판에 넘겨져도 대부분 처벌이 약하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불법촬영 혐의로 검찰에 접수된 사건은 2013년 2997건에서 지난해 6632건으로 지난 5년간 해마다 증가했지만 재판으로 넘어간 비중은 32∼34%에 불과했다. 재판에서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선고유예 등 가벼운 처벌에 그치는 비중이 같은 기간 88%에 이르렀다.

처벌이 부실한 가장 큰 이유는 검찰 기소·재판 과정에서 법을 소극적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성폭력특별법은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았는데 사진을 촬영하거나 반포(세상에 널리 퍼뜨려 모두 알게 함)·판매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그러나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가해자가 불법촬영물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이를 ‘반포’ 행위로 보지 않아 처벌하지 않은 사례가 많다. 이에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죄로 대신 고소하기도 하지만 처벌 수위가 낮아 예방 효과가 적다”고 말했다. 이 마저도 ‘음란물’이라는 규정이 구체적이지 않아 법 적용을 피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처벌법 자체가 두루뭉술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관련법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하거나 반포했을 경우’ 처벌한다고 규정한다”며 “다리 등이 사진에 찍혔는데도 수치심을 유발하는 부위가 아니라며 무혐의로 처분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불법촬영 범죄는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일베 회원들은 ‘여성의 얼굴이나 성기만 가리면 된다’ ‘초범이면 경찰이 봐 준다’는 등 처벌을 피하는 팁을 공유하기에 이르렀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관련법을 개정해 구체적으로 처벌 기준을 마련하고 법 적용 단계에서도 엄격하게 처벌해야 불법촬영 범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규영 기자

Related news

Latest News
Hashtags:   

유희놀이처럼

 | 
Most Popular (6 hours)

Most Popular (24 hours)

Most Popular (a week)

Sour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