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11 Dec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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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b.co.kr - 5 days ago

검찰, 두 전직 대법관 영장 기각에 “상급자에 큰 책임이 상식…법원 결정 부당”


법원이 7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한 것은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과의 공모 관계 성립 및 구속을 할 만한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전직 대법관들이 “몰랐다. 사후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한 것을 사실상 법원이 인정했다는 것이다.

두 명의 전직 대법관에 대한 영장 기각은 강제수사 필요성이 없을 경우 불구속 수사·재판 원칙을 적용하는 법원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침몰 사고 유족을 사찰한 혐의를 받고 있던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도 최근 이 때문에 기각됐다.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일 “관련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고 수사 경과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현 시점에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힌 바 있다.

이날 두 전직 대법관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진행한 재판부들도 비슷한 기각 사유를 내놨다.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 전 처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면서 “이미 다수의 관련 증거자료가 수집돼 있는 점,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및 현재까지 수사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주거 및 직업, 가족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현 단계에서 구속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고 전 처장 영장을 기각한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피의자의 관여 정도 및 행태,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루어진 점(을 참작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두 전직 처장의 재판개입·법관사찰 등 혐의와 관련된 행정처 판사 등을 이미 상당수 소환조사했고 관련 물증을 대부분 확보한 만큼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대다수 확보됐다고 본 셈이다.

전직 대법관 신분인 만큼 도주할 우려가 낮다고 판단한 것도 영장 기각 요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상 초유의 대법관 구속에 대한 부담이 영장 전담 판사들에게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강력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철저한 상하 명령체계에 따른 범죄”라며 “큰 권한을 행사한 상급자에게 더 큰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법이고 상식”이라고 했다.

앞서 6일 오전부터 시작된 두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선 두 전 대법관이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을 상대로 재판개입·법관사찰을 묵인·지시했는지에 대한 공방이 오갔다. 박 전 처장의 심사는 오후 3시쯤, 고 전 처장은 오후 2시쯤 종료됐다.
박 전 처장의 변호인은 심사 직후 “대법관께서 사실대로 진술하셨다”고 말했다. 고 전 처장 측 변호인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취지로 소명했다”고 했다. 박 전 처장과 고 전 처장 모두 심사에서 ‘명확한 범행 의도를 갖고 지시하지 않았다’거나 ‘사후 보고를 받았다’는 등 임 전 차장의 범행과 선을 그었다.

특히 박 전 처장은 ‘2015년 이병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직접 강제징용 소송 관련 재판 거래를 논의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반박하며 “국무총리직을 제안 받았던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전 비서실장이 국무총리직을 제안하기에 만난 것이었을 뿐 강제징용 소송을 논의하려던 자리는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박 전 처장은 국무총리직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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