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3 Januar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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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a - 11 days ago

[동아광장/정소연]햄버거도 못 사는 세상

야근을 할 때 자주 가던 사무실 앞 패스트푸드점에 얼마 전 무인 주문대가 생겼다. 입구에 서 있는 이 ‘키오스크’는 꽤나 위압적인 덩치를 자랑한다. 나는 키오스크가 익숙한 세대인데도, 늘 먹던 세트 메뉴를 찾고 주문하는 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우선 큰 화면 속 글자와 사진을 하나하나 살펴 읽었다. 원하는 메뉴를 찾고 손가락으로 눌러 보았다가 손톱 끝을 세워 보았다가 하며 연신 화면을 눌러댔다. 끝난 줄 알았더니 웬걸. 사이드메뉴며 음료를 또 선택하란다. 마침내 카드를 삽입하라는 문구가 나왔다. 신용카드를 앞으로 넣었다 뒤집어 넣었다를 반복했다. 그제야 간신히 주문번호와 영수증을 받을 수 있었다. 방심할 틈도 없이 의자에 앉아 손가락 두 개만 한 종이쪽지에 쓰인 번호와 안내 화면을 몇 번이나 번갈아 보며 내 순서가 오기를 목 빠지게 기다렸다. 목이 슬슬 아플 때쯤, 비로소 저쪽에서 사람이 나타나 말한다. “삼백팔십육 번 고객님, 주문하신 메뉴 나왔습니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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