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20 October 2025
Home      All news      Contact us      RSS      English
ohmynews - 2 days ago

가뭄 끝 폭우... 기후위기가 삼킨 강릉의 두 얼굴


이제 비 좀 그만 왔으면 좋겠어요. 한 달 넘게 비만 왔잖아요.

강릉 구정면에서 벼농사를 짓는 김모(78)씨는 물에 잠긴 논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논바닥이 갈라질 정도로 메말라 벼농사를 포기해야 했지만, 이제는 비가 끝없이 쏟아져 논이 물에 잠겼다. 김씨는 가뭄에는 씨를 못 뿌렸는데, 이번엔 싹이 물에 잠겨 썩어갑니다. 농사라는 게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치는 것 같아요 라며 씁쓸하게 말했다.

강원 강릉 지역은 지난여름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경보가 내려졌던 지역이다.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며 농민들은 말라가는 농작물을 바라보며 하늘을 원망했다. 소방차와 군 트럭들이 오봉저수지에 물을 공급했지만 식수원으로 활용하기에도 부족한 양이었다. 그저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러나 9월 중순부터 한 달 넘게 이어진 비는 또 다른 재앙을 불러왔다. 강릉, 양양, 동해 등 영동 전역에서 논밭 침수 피해가 속출했고, 수확을 앞둔 벼들이 물속에서 싹이 트거나 썩어가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벼뿐 아니라 사과, 배, 감 등 가을철 수확을 앞둔 과수 농가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잇따른 비로 일조량이 급감하면서 당도가 떨어지고, 과일 껍질에는 병반이 생겨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다. 일부 농민들은 이 정도면 수확을 포기해야 한다 며 나무에 달린 채 썩어가는 과일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시설하우스 농가의 피해도 심각하다. 습한 날씨에 병해충이 번져 작물의 절반 이상을 잃었다는 하소연이 이어진다. 가뭄 때는 물이 없어 걱정이었고, 이제는 비가 멈추질 않아 병이 돈다 며 농민들은 하늘을 향해 연신 한숨을 내쉰다.

기후의 양극단이 만들어낸 피해는 이제 자연재해 라 부르기엔 너무 일상적이 되었다. 강릉의 가을은 더 이상 풍요의 계절이 아니라, 언제 닥칠지 모를 또 다른 재난의 계절로 바뀌어가고 있다.

기후가 바뀌니 마음도 흔들려요

전체 내용보기


Latest News
Hashtags:   

기후위기가

 | 

Sour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