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3 Novem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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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 3 days ago

이만한 곳 또 있을까... 우리 부부는 매주 화요일 여길 갑니다


매월 마지막 화요일마다 우리 부부는 인천 대공원에 간다.

지난해 정년 퇴임한 내겐, 평일에 나서는 나들이가 무척 생경했다. 보물찾기라도 하는 것처럼 마음이 설렜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나들이 하기로 정해두니 그걸 기다리며 사는 재미가 괜찮았다.

가을이 되니, 마치 홈쇼핑에서 완판을 앞두고 사람들에게 얼른 사라고 부추기듯 날씨가 우리를 유혹했다. 가을이 막 시작될 즈음에 바라보는 풍경은 색다른 매력이 있다. 그래서 설레는 맘으로 이번 화요일(10월 28일)에도 인천 대공원에 갔다.

그즈음에 우린, 사소한 일로 의견 충돌이 생겨 며칠 간 서로 냉랭했다. 남자 ISFP와 여자 ESTJ는 매사에 잘 맞지 않았다. 그 냉기는 짧으면 2~3일, 길면 일주일 정도까지 간다. 아무튼 서먹한 기분을 안고 우리는 집을 나섰다.

전철역이 공원과 연계되어 있으니 편리하다. 승용차로 가면 외곽 순환 도로의 상습적인 정체에 지레 지칠 판이다. 심지어 남편은 지하철 무료 승차가 가능하다. 우리가 그렇듯이, 대공원으로 가는 전철 안 승객들 대부분이 6070 세대였다. 대공원 안에도 젊은이들보다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우리나라도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는 것이 실감 됐다. 또한 그 나이대는 등산보다는 공원 산책을 택한다는 것도 가늠이 됐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 남문으로 들어섰다. 엥? 그런데 이게 뭐지? 나들이 기분에 초를 쳐도 유분수지, 그간 자주 내렸던 비 때문에 공원 입구에 서 있는 가로수 잎이 죄다 떨어져 단풍이 들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멋진 단풍길을 걸어보려는 마음에 생채기가 생기는 듯했다. 단풍은커녕 잎을 떨군 나무는 이미 한겨울을 맞은 모양새였다.


시무룩해진 맘을 안고 호숫가에 갔다. 다행히 그 주변에는 간간이 단풍이 보였다. 평소와 달리 남편이 뚜벅뚜벅 잘 걸었다. 남편은 연골은 괜찮은 편인데 오금 통증이 있다며 정형외과에서 주사를 맞곤 했다. 그런데 오리 걸음 하는 자세로 앉았다가 일어섰다가 하면 그 통증이 없어진다고 했다.

호수를 한 바퀴 돈 후에 식물원 쪽으로 올라갔다. 그곳은 전형적인 초가을 풍경이었다. 공원 입구에서 잎을 죄다 떨군 나무를 보고 속상했던 것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심지어 장미는 아직도 피어있었고 분수 물보라도 볼 수 있었다. 대공원 나들이 갈 때마다 아지트로 찜해 두고 싶었다. 하마터면 놓칠 뻔했던 가을 맞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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