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15 Novemb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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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gye - 6 days ago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 상·하원 대결 양상으로 치닫나 [세계는 지금]

미국 대통령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조사가 대선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탄핵 조사 등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가 미 의회에서 진행되고 있어 대선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헌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활동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조사를 요청했는지’를 묻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헌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의혹을 바 장관과 논의하는 건 적절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그것에 대해 바 장관에게 얘기하는 것을 생각해본 적도 없고 현재까지 얘기한 적도 없다”면서도 “확실히 얘기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미 역사상 의회의 4번째 ‘대통령 탄핵 시도’를 불러 온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반년이 흐른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군사원조를 빌미로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한 탄핵 조사가 하원 표결을 통해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결 하루 뒤인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탄핵할 순 없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미 언론은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 의미와 1년 앞둔 미 대선과의 상관관계 등을 짚어봤다. ◆‘정적’ 바이든 견제 승부수가 발목 잡아 미 하원이 공식화한 탄핵 조사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정적을 견제하기 위해 외국 정부에 부당한 압박을 가했는지’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헌터 바이든이 2016년 우크라이나 재벌 소유 에너지회사의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보수를 받았고, 이 재벌의 부패 의혹을 조사하던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축출되는 과정에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가 승인한 우크라이나 군사원조를 지연시키고,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를 빌미로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압박했다고 지난 9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를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이나 조사 압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출마를 공식화한 지난 4월 말부터 그를 ‘슬리피 조(sleepy Joe)’라고 칭하며 집중 공격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시 민주당 후보 여론조사에서 40%에 육박한 지지율로 2위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두 자릿수 이상 앞섰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가상대결에서도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당시 “트럼프 캠프는 바이든을 내년 대선의 강한 경쟁자로 보고 있다”며 “다른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공격을 미루고 그를 뒤쫓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주자들을 공격해온 ‘극단적 좌파’, ‘사회주의자’ 프레임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는 해당하지 않았고, 여러 정책에 중도적 입장이라 지지층이 상당수 겹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컸다는 것이다. 실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출마 공식화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텃밭인 러스트벨트(쇠락한 산업지대) 유세에 적극적이었고, 국제소방관협회(IAFF) 등 중도성향 단체의 지지선언도 이어졌다. 대선 승리를 위해 절실한 ‘중도 표’를 잃을 수 있다는 위협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공격이 시작됐고, 결국 과도한 견제가 탄핵 조사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탄핵 결의안, 하원 통과 1789년 미국 연방정부가 문을 연 이후로 탄핵 절차가 개시된 것은 첫 사례인 윌리엄 블라운트 테네시주 상원의원을 포함해 채 100건이 되지 않는다. 블라운트 상원의원은 1797년 자신이 보유한 땅값을 부풀리기 위해 영국과 공모한 혐의로 하원에서 탄핵(Impeachment)됐고, 상원의 심판을 거쳐 파면(Removal)됐다. 미 의회에 따르면 지난 230년 동안 하원은 19건의 탄핵 결의안을 가결했다. 새뮤얼 체이스 대법관(1804∼1805년) 등 종신직인 연방판사 15명, 블라운트 상원의원, 윌리엄 벨크냅 국방장관(1876년), 대통령 2명이 여기 포함된다. 상원은 이 중에서 16건을 심판해 연방판사 8명을 파면했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나머지 3명은 상원 심판 종료 전에 사임했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앤드루 존슨(17대)과 빌 클린턴(42대) 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안이 상원에서 부결됐고, 리처드 닉슨(37대) 전 대통령은 하원에서 탄핵안이 표결되기 직전 사임했다. 민주당은 지난 9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개시했다. 하지만 백악관과 공화당이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고 반발하자 지난달 31일 탄핵조사 결의안에 대한 하원 표결을 거쳤다. 당시 찬성 232표, 반대 196표로 결의안이 승인됐는데, 하원 의석분포(민주당 234석, 공화당 198석, 무소속 1석)를 보면 의견이 당론으로 양분됐다. 탄핵 조사 찬반 여론조사를 봐도 거의 50대 50이다. 미국은 이번 사안으로 두 동강 났다. ◆대통령 탄핵 추진과 대선과 연관성 전 세계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여부에 쏠려 있다. 의회의 정당별 구성을 보면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상원이 파면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백악관과 공화당이 탄핵조사의 절차를 문제 삼은 것은 참고할 만한 사례가 세 차례에 불과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불명예를 안은 세 전직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와 탄핵시도 사례는 판이하다. 17대 존슨 전 대통령은 헌법을 어기고 국방장관을 해임한 것 등을 이유로 1868년 2월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3개월 뒤 상원에서 부결됐다. 16대 에이브러햄 링컨(공화) 대통령에 의해 ‘러닝메이트’(부통령)로 선택된 존슨(민주)은 링컨이 암살당하자 대통령직을 물려받았지만, 의회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결국 탄핵에 내몰렸다. 당시 민주당은 상원 표결에서 당론을 내세워 존슨의 손을 들어줬지만, 차기 대선 후보로 그를 인정하지 않고 새 인물을 내세웠다가 공화당에 참패했다. 지금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를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지만, 존슨 전 대통령 탄핵 사례는 의미심장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상황에 따라서 내년에 공화당 대선 후보 입지가 약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선 일정을 고려하면, 닉슨과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미 재선에 성공한 뒤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과는 조금 다르다.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1998년 12월 하원에서 가결됐지만, 이듬해 2월 상원에서 무죄로 판단돼 남은 임기를 채웠다. 닉슨 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민주당을 도청하려다 발각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원에서 탄핵 표결이 진행되기 직전 사임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닉슨 전 대통령이 50개주 가운데 49개주에서 승리해 재선에 성공할 때까지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닉슨 전 대통령이 미 중앙정보국(CIA)을 움직여 미 연방수사국(FBI)의 워터게이트 사건 조사를 방해하려 한 정황이 육성 녹음으로 확인되면서 결국 임기 중 사임한 첫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상·하원의 대결… 트럼프 대통령, 의회 증언 거부할 듯 민주당이 공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탄핵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출석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원들의 질책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지난달 24일 “탄핵 조사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헌법이 요구하는 기본적인 보호책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사실상의 ‘트럼프 보호’ 결의안을 내놨다. 린지 그레이엄 등 공화당 상원의원 53명 중 49명이 서명한 이 결의안은 “민주당 펠로시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탄핵 조사 개시를 선언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의회의 청문회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변호사(대리인)를 대신 내세울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의회의 조사에 대리인이 모두 참여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결의안은 특히 “미 역사에서 하원은 대통령을 탄핵할 근거가 있는지 공식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세 번 움직였고, 모두 하원 법사위가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다”면서 “하원의장이 단독으로 탄핵 조사를 시작하도록 위원회에 지시한 것은 전례가 없고 비민주적”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의 반발에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탄핵 조사 개시 한달여 만에 표결을 통해 절차의 정당성 확보에 나서 탄핵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 언론은 상·하원의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이번 탄핵 조사로 내년 대선은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닉슨 전 대통령의 하야를 불러온 ‘통화 녹음’처럼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등장할지 여부가 미 대통령에 대한 4번째 탄핵 시도의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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