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15 Novemb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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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gye - 6 days ago

그 많던 소주 양조장, 어디로 갔나? [명욱의 술 인문학]

지역 소주가 인기다. 각 지역에 토착화된 소주회사들이 브랜드를 달리하며 소주를 출시하고 있다. 현재 초록색병에 들어간 희석식 소주를 제조하는 곳은 총 11곳.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참이슬을 비롯해 부산의 C1, 강원도의 처음처럼, 대구의 참소주, 전남의 잎새주, 마산의 좋은데이, 그리고 제주도의 한라산 소주 등이다. 흥미로운 것은 1970년대만 하더라도 200곳이 넘었다는 사실이다. 시간이 지나며 서로 통폐합 과정을 거쳤고, 소주는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게 된다. 그래서 1970년대 ‘싸게’, ‘빨리’라는 효율을 중시한 시대에 맞춰 소주 양조장을 도별로 하나씩으로 통폐합하고, 생산량의 50%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게 된다. 소주 양조장의 통폐합은 막걸리에도 적용되었다. 다만, 소주는 시도단위에 1곳, 막걸리는 면단위마다 1곳으로 정해져 막걸리 양조장은 전국에 1000곳 가까이 남을 수 있었다. 당시 이렇게 통폐합되는 것에 있어서는 시대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한국 술의 맛이 획일화되고 다양성이 사라져 버렸다는 비판도 있다. 소주 회사들이 가장 격동기에 있었던 것은 1965년도 전후다. 당시 양곡관리법에서 쌀, 보리 등 우리 농산물을 사용해서 술을 못 빚게 했기 때문이다. 이때 모든 소주 양조장들은 주정에 물을 섞은 희석식 소주를 만들게 된다. 안동소주 역시 희석식 소주로 바뀌면서 금복주로 통폐합되었고, 진로소주 역시 이전과는 달리 희석식 소주로 바뀌게 된다. 한국의 소주 맛이 본격적으로 획일화된 것은 바로 이때부터다. 1980년대에는 올림픽을 맞이해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술을 소개해야 했다. 하지만 일반 소주는 디자인이 획일화되어 있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전혀 없었다. 특히 외국인이 오는 고급 호텔 등에 전시하기에는 너무나도 애매한 상황. 이때 나온 소주가 바로 ‘관광업소용 소주’다. 기존의 소주와 내용물은 같지만 오직 디자인만 고급스럽게 사각병 등으로 제작되었다. 초기에는 외국인 대상 판매였지만 차차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관광 소주’라고 불리게 된다. 하지만 내용물은 같고 병만 다른 이 제품은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아 점차 사라지게 된다. 이후 올림픽을 계기로 민속주가 부활하며 기존에 사라졌던 전통 소주들이 다시금 세상에 얼굴을 내밀게 된다. 문배주, 이강주, 안동소주 등이 대표적이다. 1965년 양곡관리법으로 곡물로 소주를 빚지 못했던 시절에 숨겨져 있던 귀중한 술이다. 최근에 문헌에 있던 지역의 전통 소주도 살아나고 있다. 서울의 소주 삼해주, 제주도의 소주 고소리술, 정읍 죽력고, 북에서 온 감홍로 등이다. 한국의 소주는 싸게 많이 빨리 취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농산물을 통한 다양한 맛을 나타내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음주의 목적이 취하는 것에서 맛을 음미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명욱 칼럼니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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