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6 April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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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gye - 11 days ago

문 대통령 총선에 끌어들여 쓸데없는 논란 키우지 말라는 묵직한 경고?

여야가 총선에 나설 선수를 대부분 확정하고 후보 등록을 시작함으로써 선거 채비를 서두르는 당일 청와대가 총선과의 거리 두기 를 선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다른 업무는 하지 말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및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업무에만 전념하라 고 지시했다. 이는 선거와 관련해 일말의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청와대가 선거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참모들 역시 선거와 관련한 언급을 삼가왔던 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지시는 별반 새로울 게 없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지시 내용보다는 이 같은 지시가 나온 시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에 뿌리를 둔 범여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 사이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시민당이 비례투표 용지 위 칸에 오도록 민주당이 의원을 꿔주는 행태나 민주당 공천에서 밀려난 인물과 다수의 친(親)조국 전 법무장관 인사들이 열린민주당에 모이는 모습은 정당정치의 퇴행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와대로서는 문 대통령과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여당을 비롯한 범여권의 자충수에 우려가 컸으나 그동안 이를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으로서는 친문(친문재인) 표심을 조금이라도 더 얻고자 자신의 이름을 끌어다 쓰는 행태만큼은 묵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에 있던 참모들이 열린민주당으로 간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물음에 시민당이나 열린민주당에 대한 모든 질문에는 입장이 없다는 것이 입장 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시민당이든, 열린민주당이든 그 어느 쪽 편도 들지 않고 중립을 지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을 우회적으로 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을 소개하며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을 문 대통령의 입 으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과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문 대통령의 칼 로 표현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전한 뜻에 비춰보면 문 대통령은 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끌어다 쓰면서 그들의 출마에 대통령이 뜻이 담긴 듯 해석되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보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김 전 대변인과 최 전 비서관의 출마를 일관되게 개인적 선택 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행태에 민주당이 가세해 소위 진문 (眞文) 논란이 벌어지는 것 역시나 청와대와 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구로을에 출마하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합류를 결정한 당은 더불어시민당 이라며 힘을 모아 달라 고 호소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단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기를 부탁한다 며 열린민주당을 공격했다. 이름이 다른 민주당과 시민당이 사실상 한 몸이라는 사실과는 무관하게 문 대통령의 이름을 앞세워 가며 누가 대통령의 적통인지를 열린민주당과 다투는 듯한 양상 자체를 청와대가 달가워할 리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나 4년 전 현 상황과 유사한 진박 (眞朴) 공천 논란으로 내홍을 겪던 새누리당이 참패했던 경험은 진문 분란에 대한 청와대의 우려를 키웠을 수도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는 더욱 확실하게 선거와의 거리 두기 에 들어간다 고 한 것은 결국 문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여 쓸데없는 논란을 키우지 말라는 묵직한 경고로 해석된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와대는 진문 논란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 말려들지 않을 것 이라며 이는 우리 할 일만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 라고 언급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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