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28 Februar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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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b.co.kr - 5 days ago

[역경의 열매] 이종락 (11) “다른 아이들 치유하시는 하나님, 왜 우리 은만이만…”


은만이는 퇴원과 입원을 반복했다. 다행히 중증장애인 지원 제도가 생겨 낮에 몇 시간은 내게도 개인 시간이 주어졌다. 그 시간이면 전도하러 전철역으로 나갔다. 말씀을 전하는 게 좋았고 하나님께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은만이가 다시 입원했다. 폐가 쪼그라든 상태였는데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힘든 상황이 겹쳐 전신마취를 하면 숨질 확률이 높다고 했다. 오죽했으면 의사가 기적을 위해 기도하라고 했을까.

한 금식기도원에서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데 이상하게 은만이 옆자리에 뇌암으로 입원한 아이를 위한 기도만 나왔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그 아이의 기도만 나왔다. 나는 은만이를 하나님께 맡기고 그 아이를 위해 계속 기도했다.

일주일 뒤 병원 승강기에서 그 아이와 엄마를 만났는데 퇴원하는 길이라 했다. 엄마가 감사 인사를 했다. “아저씨, 너무 감사해요. 우리 아이가 수술하려고 MRI를 찍었는데 뇌암이 없어졌어요.” 그 소리를 듣고 오히려 내가 전율했다.

은만이도 며칠 뒤 수술했다. 전신마취하면 깨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지만, 마음은 이상하게도 평안했다. 하나님께서 은만이를 지키신다는 확신이 들었다.

수술을 마친 의사가 기적이라며 “하나님이 하신 일 같다”고 말했다. 수술은 잘 진행됐고 은만이도 의식을 찾았다.

하루는 한 아이가 앞이 안 보인다며 옆 병실에 입원했다. 시신경이 손상된 상태라 했다. 그 아이의 할아버지가 “아저씨, 우리 외손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고 부탁했다.

할아버지께 “예수님 믿습니까”라고 물었더니 “한때 교회에 다니다 말았다”고 답했다. 하나님이 이 할아버지를 부르시는 걸 느꼈다. “할아버지, 집안 식구들이 예수님을 믿고 한마음으로 기도하면 외손녀가 치료받습니다.” 나도 모르게 단정적인 말이 튀어나왔다.

“큰일 났습니다. 하나님. 치료해주시지 않으면 저와 하나님 망신입니다. 부디 치료해주세요.” 간절히 기도했다. 할아버지는 이튿날 처제에 사돈 동생까지 여덟 명의 식구를 데려왔다. 너무 놀랐지만, 이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아이가 나으려면 새벽기도, 수요예배, 금요철야, 주일예배, 주일 찬양예배에 모두 참석해야 합니다.” 그러나 나도 확신을 갖고 이 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우리 손녀가 치료되면 무엇이든 못하겠냐”며 이튿날부터 가족들과 모든 예배에 참석했다. 의사도 어렵다고 한 아이였다. 아이는 2주 후 빛을 보기 시작했고 3주 후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할 정도로 호전됐다.

계속되는 기적들을 보며 내가 더 놀랐다. 한편으로는 다른 아이들을 치유하시는 하나님께서 왜 우리 은만이는 이렇게 두시는지 답답한 마음도 있었다.

하루는 기도하며 하나님께 투정을 부렸다. 기도 중에 다른 사람들을 향해 눈물을 흘리는 주님의 모습이 환상처럼 보였다. 그분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얘야, 너는 나를 알지만 저들은 나를 알지 못한다.’

나를 인도하시는 주님께서 이렇게 두신 이유가 있으시다면, 바울처럼 내게도 그 은혜가 족하겠다 싶었다. 그날 이후로 은만이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는 것보다, 우리 삶을 인도하실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고 주어진 길을 담대히 걸어갈 수 있도록 기도했다. 우리 가족은 어둠 속에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빛이 있었다. 버려진 듯 보였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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