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의 언어가 정치로 옮겨지고 있다. 조롱과 밈이 논리의 자리를 대신하고, 좋아요 와 조회수 가 지지의 척도가 되는 시대다. 그 한가운데서 극우 커뮤니티의 화법과 세계관을 제도 정치로 끌어들인 인물이 바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아래 존칭 생략)다.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아래 존칭 생략)는 자신의 저서 lt;사이버 내란 – 댓글 전쟁 gt;을 통해 이준석을 분석하고 파헤친다. 그가 커뮤니티 정치의 완성형이자, 혐오를 정치화한 대표적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황 이사는 이준석 현상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행태가 아니라, 온라인 공간의 왜곡된 소통 구조가 정치 영역으로 확산된 결과 라며 정치가 혐오의 언어를 수입하면서 공론장은 오히려 분열의 장으로 변했다 고 지적한다.
황희두와는 그간 lt;사이버 내란 – 댓글 전쟁 gt;을 중심으로 두 차례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국가 권력이 주도한 여론 조작의 실체(1편)를 다루었고, 온라인 공간에서 청년 세대의 과격화가 진행되는 과정(2편)을 짚었다. 그 연장선에서 이어지는 lt;사이버 내란 – 댓글 전쟁 gt;의 세 번째 화두는 이준석 그리고 커뮤니티 정치 다.
이준석이라는 인물을 통해 극우 커뮤니티의 언어, 온라인 심리전의 유산, 그리고 공정과 능력주의로 포장된 새로운 형태의 혐오 정치가 어떻게 제도 정치권에 스며들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의 작업실에서 황희두를 다시 만났다.
- 이번에 출간한 lt;사이버 내란 – 댓글 전쟁 gt;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정치인은 이준석이다. 사실 이준석이 사이버 내란 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왜 이준석에 그렇게 집착하나?(웃음)
앞선 인터뷰에서 말했듯, 극우 커뮤니티의 가장 큰 문제는 혐오를 놀이의 형식으로 치환해 부추겼다는 점이다. 이준석은 그 화법과 세계관을 제도 정치로 끌어들인 대표적 인물이다. 그래서 나는 이준석이 극우 커뮤니티 못지않게 우리 사회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본다.
책에서도 고백했지만 키보드 워리어였던 시절 나 역시 이준석을 동경했다. 하지만 그 세계에서 빠져나와 돌아보니, 이준석의 언행과 정치 행태는 내가 경험했던 커뮤니티의 방식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때 나는 우리 정치가 이준석 같은 인물에게 공간을 내주어서는 안 된다고 확신했다. 그 세계를 겪은 만큼 그 방식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이준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단어는 공정과 능력이 아닐까 싶은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허울뿐인 껍데기 서사이자, 이준석 정치의 근본적인 자기모순이라고 본다(웃음). 그가 구축한 정치적 정체성은 공작 정치, 혐오 정서, 온라인 밈 심리전의 결합물에 불과하다. 그런 껍데기가 청년 정치나 개혁 보수의 대변자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현실 자체가 오늘날 우리나라 민주주의의가 위기라는 방증이다.
-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우선 그는 정계 입문 과정부터 스스로 말하는 공정한 경쟁 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1년 26세의 나이에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의해 한나라당 비대위원으로 발탁됐는데, 그 배경에는 아버지와 유승민 전 의원의 인맥이 있었다. 유승민과 그의 부친은 서울대 동기였고, 이준석은 2004년 유승민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아빠 찬스와 유승민 인맥이 아니었다면, 과연 20대 중반의 정치 신인이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급 인사로 발탁되며 박근혜 키즈 로 화제를 모을 수 있었을까.
게다가 이준석이 공정한 사회를 원했다면 최소한 과거 극우 정권이 자행한 여론 조작과 공작 정치부터 비판했어야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의 조직적 여론 조작 구조를 걷어내는 노력 없이 젠더 갈등 해소, 능력주의, 공정한 경쟁을 말하는 건 위선이며 기회주의에 불과하다. 이준석은 공정의 수호자가 아닌 불공정의 수혜자일 뿐이다.
- 능력주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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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15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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