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1 November 2025
ohmynews - 3 days ago
금관 때문에 한층 빛나는 노골적인 한미 통상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신라 금관 모형을 선물한 일은 그의 성격이나 회담 장소와 잘 들어맞지만, 그에 대한 혐오가 커지는 미국 분위기를 감안하면 그렇지 않다. 이 선물 자체가 대한민국의 국부를 훼손하지는 않지만, 트럼프를 향해 왕은 없다 (No kings)고 외치는 수많은 사람들의 정서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8일에는 서쪽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 뉴욕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 2000여 곳에서 노 킹스 시위가 벌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1776년 이후 왕이란 없다 , 우리의 마지막 왕은 조지였다 라는 팻말도 등장했다.
1776년 미국 독립선언 당시의 영국 조지 3세가 마지막 왕이었다는 구호는 미국 역사 속의 마지막 왕 이 한국 역사 속의 마지막 왕 과 뉘앙스를 달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인에게는 일부 왕조의 마지막 왕이 동정의 대상이다. 이와 달리, 아메리카에서 새 세상을 개척한 미국인들에게는 식민 지배자인 조지 3세가 마지막 왕이다. 그래서 왕에 대한 거부감이 한국인들보다 미국인들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태에서 트럼프가 마치 왕처럼 군림하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 트럼프에게 모형이기는 하지만 왕관을 선물한 일은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기 힘들어 보인다.
한국 시각으로 30일 보도된 lt;워싱턴 포스트 gt; 기사 한국에서 무역 협정 체결하고 빛나는 왕관 받은 트럼프 는 한국은 트럼프에게 선물을 준 최신 국가 라는 대목에서 샤워(shower)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물 끼얹듯 선물을 안긴 모습을 지적하는 단어 선택이다. 이 기사는 세계 각국 정상들이 트럼프를 상대로 아첨과 화려한 의식의 결합 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시각 29일 자 lt;타임 gt; 기사 한국인들이 트럼프에 노 킹스 시위할 때 정부는 모조 왕관 선물 은 한국 정부가 트럼프의 금에 대한 애호와 군주적 자존감에 명백히 호소한다 고 지적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과도한 착취를 막고자 이렇게라도 하고 있지만, 제3자들의 눈에는 그리 좋지 않게 비치기 쉽다.
정부가 외교 무대에서 사용한 주요 아이템
신라 금관 복제품은 역대 한국 정부가 외교 무대에서 사용한 주요 아이템이다. 미국은 아시아 문제에서 발을 뗄 것이고 자국 안보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 며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 때문에 한동안 곤욕을 치른 박정희 정권도 이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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