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18 October 2025
ohmynews - 3 days ago
여든셋 귀양길, 그가 섬에 새긴 절절한 고독
(이전 기사 : 보길도 부용동의 완성, 곡수당·낙서재·동천석실)
전남 완도군 보길도에는 조선 후기 사상 논쟁의 중심에 선 두 인물, 고산 윤선도(1587~1671)와 우암 송시열(1607~1689)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두 사람은 학문적으로는 모두 성리학을 근본으로 삼았으나, 정치적으로는 각각 남인과 서인으로 갈라져 한 축을 이뤘다.
보길도 동쪽 끝 백도리 해안 절벽에는 송시열이 남긴 시 한 수가 새겨진 우암송시열 글씐바위 가 있다. 남인이었던 윤선도는 정치적 갈등 속에서 수차례 삭탈 관직과 유배를 겪었다. 송시열은 말년 제주 유배길에 풍랑을 만나 이 해역에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이는 윤선도가 세상을 떠난 지 18년 뒤인 1689년의 일로 전해진다.
지난 2일 오후, 부용동을 둘러본 뒤 선백도 방향으로 향했다. 부용동에서 약 20분을 달리면 통리(通里)에 닿는다. 이곳은 섬의 안 과 바깥 을 잇는 관문 같은 마을이다. 멀리서 파도 부서지는 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오고, 짭조름한 바닷바람이 차창 안으로 밀려든다.
통리에서 중리 은모래 해변과 백도리를 거쳐 선백도로 이어지는 길은 보길도의 내륙과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구간이다. 이 노선은 문화유산과 자연 경관이 함께 이어지는, 섬의 시간과 공간을 잇는 탐방길이기도 하다.
산과 바다가 교차하는 곳
부용동의 세연정이 자연과 풍류의 공간이라면, 선백도의 글씐바위는 절의와 사상의 공간이다. 통리를 지나면 길은 바다와 나란히 이어지고, 곧 중리 은모래 캠핑장이 나타난다. 산과 바다가 교차하며 시야를 가득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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