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8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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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 10 hours ago

고통의 재연극 같았던 재심 끝에 무죄, 사과는 없었다


2025년 10월 27일 오전 10시,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4단독 404호 법정 앞은 재판에 참석하려는 사람들과 기자들로 북적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 숱이 적은 하얀 머리칼의 정진태씨가 긴장한 듯 서있었다. 10시가 조금 안되어 법원 관계자가 피고인 출석을 확인했고, 이내 정씨가 법정으로 들어갔다.

피고인석에 서 있는 정씨의 하얀 머리칼이 빛에 닿을 때마다 희미하게 흔들렸다. 판사가 생년월일을 묻자 그는 다소 긴장한 듯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곧바로 판사는 10여분간 판결내용을 읽어내려갔다. 묵묵히 판결내용을 듣고 있던 정씨의 눈가가 촉촉해 지더니 이내 눈물을 훔치기까지 했다.

기나긴 낭독 후에 판사가 짧고 단호하게 말했다.

피고인 정진태, 무죄.

그 말 한마디에 사람들로 꽉찼던 법정의 공기가 순간 멈췄다. 그는 고개를 천천히 숙였고, 그 짧은 순간 지난 세월이 스쳤다. 그의 나이 일흔둘, 1983년 그날로부터 정확히 42년 만이었다.

1983년 2월, 그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사회과학 서적을 읽었다 는 것. 남영동 대공분실과 남부경찰서의 차가운 방에서, 그는 잠을 재우지 않는 심문과 구타, 끝없는 취조 속에 허위 자백을 강요당했다.

그가 읽었던 책은 lt;자본론 gt;과 lt;역사와 계급의식 gt;, 그리고 사회운동 이론서 몇 권뿐이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그것을 북한 찬양 목적의 이적 서적 이라 했다.

그는 법정에서 고문에 못 이겨 허위로 자백했다 고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믿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과거의 서울지법 남부지원은 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렇게 그는 간첩이 아닌 간첩 이 되어 세상에서 지워졌다. 그렇게 감옥의 문이 닫히던 날, 그의 삶은 옥살이 3년이 아닌, 한 세대의 시간을 잃었다.

고문했던 사람을 증인으로... 재심마저 잔인했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다시 억울한 피해의 과거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의 사건도 그중 하나였다. 위원회는 조사결과 불법구금과 고문이 있었고 자백의 임의성이 없다 고 결정했다. 그리고 그제야 진정어린 재심을 준비할 수 있었다.

2023년 11월, 그는 다시 검찰청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그 문 안에서 마주한 것은 여전히 냉담한 벽이었다.

검찰은 끝까지 유죄 의견이었어요. 기록을 달라 하면 없다 , 찾을 수 없다 는 답뿐이었죠. 제가 직접 뛰어다니며 증거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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