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31 October 2025			
						
		ohmynews - 23 hours ago 
냉소의 미학 이 빚어낸 시대의 우화 영화 굿뉴스
지난 10월 17일 공개된 변성현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신작 영화 lt;굿뉴스 gt;(감독 변성현, 각본 변성현·이진성) 는 1970년대 대한민국을 뒤흔든 일본 민항기 요도호 납치 사건 이라는 실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참고로 요도호 (淀号, Yodo-go)는 일본항공(JAL) 소속의 보잉 727-89 기종으로, 요도(淀) 는 일본의 요도강(淀川)에서 따온 이름이다. 납치 이전까지는 일본항공의 자랑스러운 기단 중 하나로 운항되었다.
1970년, 일본발 항공기가 공산주의 이념에 심취한 적군파 조직원들에게 납치되어 북한행을 시도했던 이 사건은, 기체 착륙지를 놓고 남북한과 일본 간의 치열한 심리전과 외교전이 펼쳐졌던 국제적 이슈였다. 특히 당시 박정희 정부 중앙정보부(KCIA) 주도로 김포공항을 평양으로 위장하는 기만 작전이 펼쳐졌는데, 이때 환영단과 인민군 등 북한 역할을 맡았던 이들은 모두 중앙정보부(KCIA) 요원들과 군인들이었다. 이처럼 진실이 조작된 위장극 은 30여 년간 은폐되었다. 사건의 전모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인 2003년 lt;월간조선 gt; 7월호에 실린 오동룡 기자의 기사를 통해 당시 관제사였던 채희석씨가 직접 유인 작전의 전말과 중앙정보부의 지시를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영화는 이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삼았음에도 단순한 재현이나 시대극의 범주를 단호히 거부한다. 화려하고 감각적인 스타일 뒤에 감독의 날카로운 정치적 시선과 철학을 숨겨 놓은 냉소적인 블랙 코미디이자, 진실의 허구성을 해부하는 우화같은 영화다. lt;불한당 gt; lt;킹메이커 gt;에 이어 변 감독이 꾸준히 탐구해 온 것으로 보이는 권력의 속성과 인간의 욕망은 lt;굿뉴스 gt;에서 가장 경쾌하고도 비판적인 방식으로 폭발한다.
스타일리시한 거리두기 를 통한 비판적 성찰
변성현 감독이 선택한 장르와 연출 전략이 상당히 이색적이다. lt;굿뉴스 gt;를 통해 관객이 영화에 감정적으로 몰입하여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대신,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는 변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영상 문법과 블랙 코미디 라는 장르의 선택에서 비롯된다.
영화는 1970년대라는 무거운 시대를 다루면서도 시종일관 비현실적이고 채도 높은 색감과 빠른 편집을 보여준다. 이는 현실 재현에 충실했던 전통적인 시대극의 문법을 깨고, 영화가 다루는 사건 자체가 가공된 쇼임을 끊임없이 암시한다. 특히 선명한 원색을 과감하게 활용하고 정돈된 미장센을 통해 인물들을 마치 무대 위의 배우처럼 배치하는 연출은, 이 영화가 실제 역사의 고증보다 권력의 부조리를 다루는 우화에 가깝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납치범들이 사용한 무기가 실제 폭탄이 아닌 장난감(모조품)이었다는 사실이 영화에서 명확히 드러나는 순간, 관객은 긴장감이 아닌 아이러니와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감독은 이 핵심적 사실을 통해, 한 시대를 공포에 떨게 하고 국가 권력을 움직이게 했던 이념 대립의 충돌이 사실은 얼마나 맹목적이고 허술한 해프닝에 불과했는지를 냉소적으로 조롱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설경구가 연기한 아무개 캐릭터의 활용은 감독의 거리두기 전략의 결정체다. 아무개는 사건을 계획하고 진실을 조작하는 권력의 실체이자 극중극의 안내자처럼 기능하며, 종종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거나 카메라를 응시한다. 이는 관객이 영화 속 서사에 빠져들지 못하게 하고, 당신이 지금 보는 것은 만들어진 이야기 임을 상기시킨다. lt;불한당 gt;에서 관객을 감정적으로 몰입시켰던 것과 달리, lt;굿뉴스 gt;는 관객을 끊임없이 낯설게 만들어 스토리에 몰입하기보다 생각을 하게 한다. 이러한 독특한 연출 전략은 lt;굿뉴스 gt;를 변성현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사색적이고 지적인 영화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이런 영화를 극장이 아니라 OTT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이 참 아쉽기도 하다. 극장 개봉을 했어도 최소 사오백만 관객은 들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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