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17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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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 2 days ago

[사진] 바다로 난 길 위에, 시간이 멈춰 서 있다


지난 5일 연휴 아침, 광양제철소를 마주하는 갈화리의 포구는 조용했다. 물결 한 점 일지 않는 잔잔한 바다 위에 낡은 어선 몇 척이 고요히 머물러 있었다. 오래된 시멘트 길이 섬과 육지를 잇고, 그 끝에는 붉은 지붕의 집 한 채가 앉아 있다. 어쩌면 이 길은 단순한 연결로가 아니라, 이곳 사람들의 생과 사, 기억과 망각을 이어주는 통로인지도 모른다.

이 길은 새벽 어부들이 그물과 함께 바다로 나서던 흔적을 품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물보다 낚싯대가 더 자주 보이고, 고기잡이보다 관광객의 카메라가 더 바쁘다. 갈화리뿐 아니라 남해의 많은 작은 포구들이 그렇다. 한때 생업의 터전이었던 바다가, 이제는 풍경 으로 소비되고 있다.

포구의 변화는 조용하지만, 깊고 오래된 상처를 남긴다. 어민들이 떠난 자리에 펜션과 카페가 들어서고, 해안도로는 개발의 명분으로 다듬어진다. 살기 좋아졌다 는 말 뒤에는, 생계를 잃은 이들의 자취와 바다의 숨결이 묻힌다. 개발은 늘 지역 활성화 를 외치지만, 정작 지역의 사람 은 점점 사라진다.

갈화리의 바다는 아직 푸르고, 갯벌은 여전히 살아 있다. 그러나 그 위에 놓인 이 좁은 길은, 마치 두 세계의 경계 같다. 한쪽은 여전히 삶을 붙잡고 있고, 다른 한쪽은 자본과 관광의 속도에 휩쓸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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