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30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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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 18 hours ago

개미도 못 죽이던 상현, 자길 죽일 줄은... 3년 만의 장례, 다짐한 아버지, 약속한 박정훈


상현이가 왕개미 몇 마리 넣어서 파는 걸 사와서는 아파트 화단에 다 풀어주더라고요. 벌레 한 마리 못 죽였는데, 자기를 죽일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어요.

군에서 가혹행위를 당해 목숨을 잃은 아들의 장례식을 약 3년 만에 치르며 열린 추모행사(군인권센터 주최)에서 아버지가 이렇게 말하자, 어머니는 고개를 떨궜다. 그와 함께 3년을 활동한, 군에서 자식을 잃은 또다른 유족들도 슬픔에 잠겼다.

아들을 놀릴 때 천하태평 김상현 이라고 했어요. 천하태평이라 뭐 해먹고 사나. 자기 것 다 내주고 어떻게 사나. 낙천적인 성격이라 군대에서도 잘 견딜 줄 알았어요. 그런데 못 견뎠나 봅니다.


고 김상현 이병을 애도하기 위한 추모의 밤 행사가 지난 29일 오후 7시 17분,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김 이병은 2022년 11월 28일 육군 12사단 52보병여단 일반전초(GOP) 부대에서 선임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하다 생을 마감했다. 괴롭힘에 가담한 선임 3명에게는 1심에 이어 지난 24일 열린 2심에서도 각각 징역 6개월, 징역 4개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유족은 아직 규명해야 될 진상은 많지만, 추운 겨울을 세 번 넘기기 전에 좋은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 며 3년 여 만에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올해 초 김 이병의 죽음이 순직으로 인정되고, 그가 숨진 곳에 추모비를 건립하기로 하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김 이병의 장례식 이틀 차에 진행된 추모의 밤 에는 김 이병의 유족과 친구들을 비롯해 그동안 유족의 곁을 지킨 군인권센터 관계자들, 군 사망사건 유족들(고 남승우 일병의 어머니, 고 박세원 수경의 부모, 고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고 이예람 중사의 부모,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고 황인하 하사의 아버지, 고 지수혁 일병의 부모)이 참석했다. 또 현역 장병 부모 모임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가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했던 박정훈 대령(국방부조사본부 차장 직무대리)과 부승찬·진선미·박선원·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눈물 삼킨 형, 거듭 감사합니다


김 이병의 아버지 김기철씨는 상현이는 장난이 많은 아이였다 며 옅은 미소를 내보였다. 장례식장 한편에 걸린 김 이병의 환한 얼굴을 보며 김씨는 사진 찍을 때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지루한 것을 조금도 못 참았던 아이였다 며 그랬던 아들을 떠나보내고 3년을 미친듯이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이면 상현이는 한줌의 재로 돌아가겠지만 목표가 뚜렷하다 라며 제2의, 제3의 김상현을 막기 위해 군인권센터와 유가족의 손을 잡고,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는 심정으로 함께 할 것 이라고 다짐했다.


김 이병의 형은 눈물을 삼키며 다들 한달음에 달려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며 저를 대신해 부모님을 잘 살펴주신 유가족분들과 친척분들, 군인권센터께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덕분에 부모님이 살아계시고 아직까지 버티시는 것 같다 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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