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30 October 2025
ohmynews - 6 hours ago
망원경 너머 장엄한 날개... 탐조인에겐 숨 막히는 순간
10월의 찬 바람이 스쳐 가는 화성호. 갈대가 몸을 흔들고, 멀리 청둥오리 무리가 날아오른다. 그 순간, 하늘 위로 거대한 날개가 펼쳐졌다. 짙은 갈색 깃털 사이로 어깨 부분의 발근색 갈색 반점이 번쩍였다. 흰죽지수리다! 망원경 너머, 수리는 장엄했다. 한 바퀴 크게 원을 그리며 상승 기류를 타더니, 순식간에 멀어졌다. 어깨의 밝은색이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이 장면은 화성호를 찾은 대전환경운동연합 탐조인들에게 숨 막히는 순간이었다. 필자도 29년 만에 조우다. 나름 오랫동안 탐조를 해왔지만 흰죽지수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1996년 가을 흑산도 저수지를 지키듯 미루나무 꼭대기에 앉아 있는 1개체를 본것이 처음이었고, 마지막일 줄 알았다. 다행히 화성호에서 다시 두번째 조우를 하게 되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흰죽지수리(Aquila heliaca)는 영어로 Eastern Imperial Eagle 이다. 황제수리라는 이름 답게, 그 모습은 위엄과 고요함을 동시에 지녔다. 하지만 지금 이 땅에서 이 새를 보는 일은 기적에 가깝다. 환경부의 겨울철새 동시센서스에 따르면 국내에서 3개체 안팎만이 관찰되는 매우 귀한 새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흰죽지수리는 완전히 사라진 적은 없다. 그저, 인간의 시야에서 멀어졌을 뿐이다. 몽골, 카자흐스탄, 헝가리, 러시아 남부의 초원지대가 이 새의 주요 번식지이고, 겨울이면 남하해 중국 남부와 인도 북부로 이동한다. 현재 약 2000~3000쌍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진단하고 있다. 적은 개체수로 국제적으로도 취약종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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