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13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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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 3 days ago

세계가 사랑하게 된 남산 , 그 현장에서 느낀 서울의 자부심


추석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가늘게 내리는 가을비가 명동 거리를 적셨다. 사람들은 우산을 쓰고 분주히 발걸음을 옮겼지만, 나는 그 틈을 비집고 남산으로 향했다. 명동역 3번 출구를 나와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옆 남산북측숲길 입구에 들어서자, 도심의 소음이 순식간에 잦아들고, 빗방울이 나뭇잎에 부딪히는 소리만이 고요를 채웠다.

비에 젖은 흙길은 미끄럽지만, 특유의 흙냄새와 짙은 녹음이 온몸을 감쌌다. 계절이 바뀌는 길목의 숲은 어느새 누런 빛과 초록빛이 뒤섞여 있었다. 이름 모를 산새가 잠시 노래를 뽐내고는 빗속으로 사라졌다. 도시 한가운데서 이런 평온을 느낄 줄이야.

짧지만 알찬 오르막길을 따라 20여 분 걷자 남산 팔각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빗줄기 사이로 보이는 서울 전경은 희미했지만, 회색빛 안개 속에 잠긴 도시가 오히려 한 폭의 수묵화 같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런 궂은 날씨에도 팔각정 주변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는 점이었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가 한데 섞여 들리는 그곳에서, 나는 마치 서울이 아닌 세계의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비를 맞으며 웃음 짓는 그들의 얼굴에는 낯선 곳을 발견하는 순수한 기쁨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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