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1 November 2025
ohmynews - 13 hours ago
을지로에서 사진 보고 놀라지 마세요, 특별한 잔치입니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은 세상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 그래서 나는 많은 예술 매체 중에서도 특히 사진 에 매료됐다. 사진은 변화하는 매 순간을 가장 생생하게 멈춰주는 동시에, 개인의 무한한 심상 속에서 새로운 의미로 재해석 될 수 있으며, 멈춰진 그 순간이 또 다른 세계로 확장될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본 사진전 중에서도 이러한 사진의 본질을 가장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던 전시가 바로 을지로잔치 였다. 전시가 진행됐던 을지로 는 100여 년 동안 상업과 경공업의 중심지로 자리해왔다. 한국전쟁 후 폐허 위에 세워진 판자촌이 한때 난민들의 삶을 품었지만, 1960년대 후반부터는 다시 상업의 중심지로 활기를 되찾았다.
1968년 세운상가가 들어서며 인쇄·금속·전자 등 특색 있는 골목상권이 형성되었는데, 급속한 현대화 속에서 을지로 일대도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며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을지로잔치 는 이러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을지로의 골목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가 되었던 전시다.
이 아름다운 무게를 오래 기억하기 위하여
전시 기간 동안 을지로 4가 골목 일대에는 흩날리는 먼지와 짙은 가을 볕 사이로, 세월의 흔적이 스민 낮고 거친 건물 벽면에 을지로의 장인과 상인, 그리고 그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이 반듯하게 붙어 있었다. 그 옆에는 누가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작업에 몰두한 장인들이 용접을 하거나 망치를 두드리고 있었다. 소멸을 향해 가는 장소와 정지된 사진, 그리고 이어지는 삶이 한순간에 겹쳐지던 때, 이상할 만큼 강한 에너지를 느꼈다. 그 아름다운 무게를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그리고 올해, 운명처럼 나는 이 전시의 코디네이터로 참여하게 되었다. 올해 전시는 을지팝업갤러리 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왔다. 스팟성 전시이자, 새로운 예술의 창 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을지로의 거리를 어떻게 더 유쾌하게 기억할 수 있을까 , 상인들과 어떤 방식으로 전시를 밀접하게 완성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질문이 이번 전시의 핵심 미션이었다.
총감독이자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성남훈 작가를 중심으로, 여러 사진가들의 아이디어가 모였다. 그 결과, 올해는 전시 규모를 확장하고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또 을지로4가역 골목 인근 철거된 공터를 어렵게 대여해 특별한 전시장(스페이스 후지필름)을 도입했다. 을지로 상인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전시에 사용되는 오브제 전반에 컬래버레이션 형식 또한 도입했다. 전시정보는 아래와 같다.
전시정보
장소: 스페이스 후지필름, 한양식당 일대, 을지로 4가, 산림동 일대
일시: 2025년 11월 7일 금요일 – 30일 일요일
총감독: 성남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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