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13 October 2025
ohmynews - 16 hours ago
자신만의 개성화 를 위해서...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
추석 명절에 시골 엄마에게 다녀왔어요. 92세 울 엄마는 예년과 달리 움직임이 불편해 곁에서 부축해야 하는 상태에요. 물론 총기는 아직 좋아요. 내가 육회를 좋아하는 것도, 내 딸이 어디서 무얼 하는지도 자세히 기억할 정도니까요. 그런 울 엄마에게 마늘 심은 게 두 주가 지났는데도 왜 싹이 나오지 않는지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세상에 금방 나오는 건 없다면서 찬찬히 기다리라고 말했어요. 오늘 아침에 그런 심정으로 텃밭을 들여다봤더니 드디어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정호승 시인의 〈기다림〉에는 제주도 만장굴이 나와요. 그 동굴은 용암이 흘러가면서 만든 어두컴컴하고 긴긴 동굴이죠. 지금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올라가 있어요. 정호승은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소외된 이들의 아픔과 슬픔을 만장굴에 빗댄 거였어요.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 찬 시대 속에서 더 나은 세상이 오기를 묵묵히 참고 기다린 사람들의 희망을 읊조린 것 말이죠.
피카소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자신은 열다섯 살 때부터 이미 벨라스케처럼 완벽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당시 스페인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던 화가인 벨라스케는 거장의 상장이었죠. 하지만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데는 육십 년이 걸렸다고. 완벽한 기술을 습득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다시 어린아이가 되는 것 을 위해서는 평생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거예요. (151쪽)
정여울의 〈데미안 프로젝트-눈부신 나 를 발견하는 특별한 순간〉에 나온 내용이에요. 피카소도 완벽한 기술을 습득하는 데 드는 시간보다 더 오래도록 개성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다는 뜻이죠. 그것은 〈데미안〉에 나온 말과 똑같겠죠.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데미안〉 속 주인공 싱클레어가 자신만의 세계를 깨트리며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도록 신의 대변자 데미안이 조언해 준 말이죠. 정여울은 그걸 MBTI의 토대를 제공한 융의 개성화 로 말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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